[리뷰] 삼성 HMD 오디세이 vs HTC 바이브...헤드셋 비교해보니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 2017.12.24 08:30:00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윈도 MR' 플랫폼과 이를 지원하는 윈도 MR 헤드셋을 함께 선보이며 가상현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HP와 델, 레노버 등 내로라하는 PC 제조사들이 각각 윈도 MR 헤드셋을 선보인 가운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HMD 오디세이'를 출시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 같은 1세대 VR 헤드셋보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국내에 유일하게 정식 출시된 윈도 MR 헤드셋인 '삼성 HMD 오디세이'와 마찬가지로 국내 정식 출시된 1세대 VR 헤드셋 'HTC 바이브'를 직접 비교 분석해봤다.

▲국내 첫 윈도 MR 헤드셋인 ‘삼성 HMD 오디세이’(왼쪽)와 1세대 PC 기반 VR 헤드셋 ‘HTC 바이브’ / IT조선 DB


◆ 콘셉트와 장점

▲HTC 바이브는 뛰어난 VR 경험과 퍼포먼스에 ‘룸 스케일 VR’을 지원해 출시때부터 화제가 됐던 제품이다. / HTC 바이브 제공

HTC 바이브는 스마트폰 제조사로 유명한 HTC와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으로 유명한 밸브(Valve) 사가 손잡고 2016년 4월 출시한 PC 기반 VR 헤드셋이다. 출시된 지 1년 반이 더 지났지만, 여전히 다양한 플랫폼의 VR 헤드셋 중에서도 손꼽히는 뛰어난 화질과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스팀 VR'을 통해 수많은 VR 콘텐츠가 꾸준히 제공되고 있다.

특히 '베이스 스테이션'이라 불리는 라이트하우스 센서를 이용, 가로세로 5m 이내의 범위라면 가상현실 속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룸 스케일 VR'을 최초로 상용화하고 지원한 것이 HTC 바이브 최대의 장점이다.

▲삼성 HMD 오디세이는 여러 제조사에서 함께 출시한 윈도 MR 헤드셋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사양을 갖췄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 HMD 오디세이는 여러 윈도 MR 헤드셋 중에서도 가장 높은 사양을 자랑하는 고급형 모델이다. MS가 제시한 윈도 MR 표준을 충실히 따르면서 고해상도 3.5인치 AMOLED 디스플레이와 AKG 일체형 헤드셋과 내장형 마이크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가격은 다른 윈도 MR 헤드셋과 비교해 좀 더 비싸지만, 일체형 헤드셋의 편의성과 뛰어난 화질 등의 장점이 충분히 가격 차이 만큼의 가치를 한다는 평이다. 이미 다양한 플랫폼으로 VR 헤드셋을 만든 경험이 있는 삼성의 노하우도 무시할 수 없다.

◆ 헤드셋 디자인 및 장착

머리에 쓰는 HMD(Head Mounted Display)라는 점에서 두 제품의 기본적인 형태는 큰 차이가 없다. HTC 바이브의 헤드셋은 고글 둘레에 여기저기 벌집처럼 움푹 팬 부분이 있다. 베이스 스테이션에서 방사되는 적외선을 수신하는 센서들이 들어있는 부분이다. 고글 중앙에는 헤드셋을 쓴 채로 정면을 볼 수 있는 카메라가 달려있다.

▲기본적인 형태는 비슷하지만 다이얼 조절 방식의 헤드밴드와 일체형 헤드폰이 달린 HMD 오디세이(왼쪽)가 기본 편의성에서 훨씬 뛰어나다. / 최용석 기자

고무 재질의 헤드밴드는 먼저 길이를 조절하고 탄성을 이용해 머리에 장착하는 방식이다. 여러 사람이 돌려가며 쓸 때 길이 조절이 불편한 데다, 탄성으로 인해 썼다 벗기도 불편하다.

바이브는 헤드셋 일체형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헤드폰 또는 이어폰을 따로 장착해야 한다. 헤드셋 상단 케이블 연결부에 헤드폰용 3.5mm 단자가 제공되며, 짧은 길이의 이어폰 하나가 번들로 제공된다.

삼성 HMD 오디세이의 고글은 매끈한 형태에 정면 좌우에 카메라가 하나씩 2개가 달려있다. 2개의 카메라는 영상을 촬영하는 용도가 아닌 일종의 센서로, 주변 지형과 장애물을 입체적으로 인식한다.

헤드밴드는 다이얼을 돌려 길이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머리에 쓰고 다이얼만 돌리면 길이 조절과 고정이 동시에 되어 착용이 매우 쉽고, 여러 사람이 돌려쓰기에도 편하다. 헤드밴드를 고정한 후 일체형 헤드폰을 귀의 위치에 맞춰 조절하면 끝이다.

참고로, 바이브의 경우 다이얼로 길이 조절이 가능하고 헤드폰이 일체화된 고급형 헤드밴드 '바이브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을 나중에 따로 출시됐다.

◆ 전용 콘트롤러

두 제품 모두 가상현실 속에서의 입력 및 조작을 위해 양손에 하나씩 2개의 전용 콘트롤러를 제공한다. 공통으로 콘트롤러 위쪽에 도넛 모양의 원형 센서를 가지고 있다.

▲HMD 오디세이 콘트롤러(왼쪽)가 바이브 콘트롤러에 비해 아날로그 스틱을 하나 더 제공하지만 기본 특징이나 사용 편의성은 비슷한 수준이다. / 최용석 기자

버튼은 각각 트리거(방아쇠) 형태의 버튼과 쥐는 액션을 위한 그립 버튼, 터치패드를 겸하는 원형 버튼을 공통으로 제공한다. 사용 시 실수로 손에서 놓쳤을 때를 대비한 손목 스트랩도 공통으로 달려있다. 다만 HMD 오디세이(및 윈도 MR) 콘트롤러에는 바이브 콘트롤러에 없는 아날로그 스틱이 추가로 제공되어 좀 더 다양하고 정밀한 조작을 지원한다.

바이브용 콘트롤러는 길이가 HMD 오디세이 콘트롤러보다 약 1.3배 정도 길다. 너비는 상단 원형 센서부로 인해 비슷한 수준이며, 무게는 바이브용 콘트롤러가 살짝 더 무겁지만 두 제품 모두 장시간 들고 사용해도 크게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다.

바이브용 콘트롤러는 양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대칭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서양인 손 크기를 기준으로 디자인됐는지 쥐었을 때 크기가 약간 큰 편이다. 전원은 내장형 충전 배터리를 사용하며, 일반적인 스마트폰 충전기(USB 마이크로 B 케이블)로 충전할 수 있다.

HMD 오디세이용 콘트롤러는 왼쪽과 오른쪽이 각각 구분되어 있으며, 한 손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와 그립감을 제공한다. 전원은 하나의 콘트롤러에 AA 건전지 2개를 사용한다.

◆ 설치 편의성


▲HTC 바이브는 위치 추적을 위한 ‘베이스 스테이션’(왼쪽) 2개와 헤드셋 전원 공급용 ‘링크 박스’(오른쪽) 등 사용하기 위해 설치해야 할 추가 기기들이 상당하다. / 최용석 기자

바이브의 경우 제대로 사용하려면 따로 전원을 연결해야 하는 '베이스 스테이션' 2개를 모두 설치해야 한다. 특히 효과적인 트래킹(추적)을 하려면 사용할 공간의 벽면 모서리에 설치해야 하므로 별도의 설치 작업이 필요하다.

헤드셋 역시 전원 공급을 위해 케이블 중간에 '링크 박스'라는 장치를 추가로 연결해야 하며, PC에도 바이브용 드라이버 및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비로소 사용할 수 있다.

▲삼성 HMD 오디세이는 윈도 최신 업데이트를 설치하고 HDMI와 USB 케이블만 연결하면 설치 및 사용이 가능하다. / 최용석 기자

반면 HMD 오디세이는 PC에 윈도10의 '가을 크리에이터스 업데이트'가 설치된 상태라면 PC 본체에 USB 케이블과 HDMI 케이블만 연결하는 것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드라이버를 설치할 필요도 없는 만큼 설치 편의성은 HMD 오디세이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 화질 및 성능

VR 화질은 최신 제품인 HMD 오디세이가 우세하다. 바이브가 한쪽 눈당 1080x1200 해상도에 펜타일 방식의 OLED 디스플레이를 쓴 반면, HMD 오디세이는 1440x1600 해상도의 RGB 방식 AM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더욱 매끄럽고 깔끔한 VR 화질을 제공한다. VR 헤드셋의 고질적인 '모기장 현상(액정 격자가 확대되어 모기장처럼 보이는 현상)도 HMD 오디세이가 훨씬 덜하다.

▲VR 화질은 최신 제품인 HMD 오디세이가 우세하나 성능 및 퍼포먼스는 두 제품이 비슷한 수준이다. / 최용석 기자

성능은 비슷하다. 두 제품 모두 90Hz의 주사율을 지원하고 응답속도가 빠른 OLED 계열의 디스플레이를 썼기 때문에 PC 성능만 충분하다면 잔상이나 화면 깜빡임, 지연 현상 등이 거의 없는 빠르고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가상세계를 즐길 수 있다. 시야각 역시 두 제품 모두 110도로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

모션 추적 기능과 공간을 활용하는 룸 스케일 지원은 두 제품 모두 대동소이하다. 다만 콘트롤러 추적 성능은 360도 전 방향을 커버하는 외부 센서를 활용한 바이브가 좀 더 정밀하고 정확한 편이다.

HMD 오디세이의 경우 콘트롤러가 헤드셋 전방에 있으면 정상적으로 추적되지만, 전방에서 벗어날수록 추적 정밀도도 떨어지고, 콘트롤러 위치를 제대로 못 잡는 현상이 훨씬 자주 발생한다.

◆ 가격 및 확장성

초창기 바이브는 2016년 11월 국내 정식 버전 기준으로 125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으로 출시됐다. 최근 가격을 99만원으로 인하하긴 했지만 여전히 비싼 편이다.

HMD 오디세이의 국내 출시 가격은 75만원으로 바이브의 초기 가격보다 40% 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다. 게다가 바이브에서는 옵션인 헤드폰 일체형 헤드밴드(15만원)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훨씬 뛰어난 셈이다.

▲1세대 VR 헤드셋인 HTC 바이브(오른쪽)와 비교해 1.5세대 제품이라 할 수 있는 HMD 바이브는 단점이 많이 개선된 느낌이다. / 최용석 기자

확장성은 바이브가 훨씬 뛰어나다. 바이브 헤드셋에는 추가 주변기기 연결을 위한 USB 단자가 제공되며, 여기에 서드파티 업체에서 출시한 무선 수신기를 연결하면 무선으로 VR 환경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전방 카메라를 활용해 현실에 가상 오브젝트를 덧씌우는 혼합현실(MR)도 구현할 수 있다.

HMD 오디세이는 추가 확장을 위한 별도의 단자 등이 없으며, 기본 케이블 역시 헤드셋에서 분리할 수 없는 완전 일체형으로 디자인됐다. 고글 전방의 카메라 역시 센서 역할만 할 뿐 주위 영상 촬영 기능은 없어 '윈도 MR'이지만 가상현실(VR)만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 HTC 바이브를 보유하고 있다면 HMD 오디세이를 비롯한 윈도 MR 헤드셋을 새로 살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성능 자체는 비슷한 데다, 전용 콘텐츠의 수와 확장성 등에서 나름대로 장점도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PC 기반 VR에 처음 도전하는 경우라면 삼성 HMD 오디세이가 확실히 유리한 점이 많다. 설치가 간편해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룸 스케일 VR'을 비롯한 PC 기반 VR의 장점은 대부분 누릴 수 있다. 바이브 같은 1세대 VR 헤드셋 제품들의 단점들을 상당수 개선한 1.5세대 VR 헤드셋이라 할 수 있다. 또한 MS가 윈도 MR 생태계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콘텐츠 지원 및 활용도 확장 면에서도 기대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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