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주인공 꿰찬 도날드 덕...데이지와 연애만 81년째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 2018.01.23 09:13:45
디즈니 인기 캐릭터 '도날드 덕'(Donald Fauntleroy Duck)이 30년 만에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1987년작 '덕 테일즈(DuckTales)'가 리부트(Reboot) 버전으로 돌아온 것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한국에서 1996년 TV 방영된 덕 테일즈(국내명 '욕심쟁이 오리아저씨')의 리부트 버전인 '도날드 덕 가족의 모험'을 20일부터 국내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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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에 따르면 '덕 테일즈'는 1980년대 제작된 디즈니 TV시리즈 중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품이다. 그 때문일까. 유튜브에서는 1987년작과 2018년 최신작 덕 테일즈 영상을 서로 비교하는 콘텐츠가 수두룩하다.

▲2017년작 도날드 덕 가족의 모험. /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국내서 20일 방영되는 리부트판 '도날드 덕 가족의 모험'(영어 제목 DuckTales)은 도날드 덕과 그의 조카인 휴이·듀이·루이, 새로운 친구 웨비 등이 등장해 스크루지 저택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내용을 담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이 작품 제작에 오랜 시간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디즈니의 만년 조연 캐릭터 '도날드 덕'이 주연 자리를 차지한 것은 1937년작 단편영화 '도날드의 타조'(Donald's Ostrich)부터다. 디즈니가 공인하는 도날드 덕 첫 작품 1934년작 '현명한 작은 암탉(Wise Little Hen)'으로부터 4년만의 일이다.

▲1934년작 ‘현명한 작은 암탉’ 속 도날드 덕. / 위키피디아 갈무리

미키마우스의 그늘에 항상 가려진 것처럼 보이는 도날드 덕은 사실 미키마우스 보다 더 디즈니가 사랑한 캐릭터다.

월트디즈니가 단편 애니메이션을 한창 쏟아내던 1940~1950년대를 기준으로 보면 미키마우스는 연간 한두 개 작품만 등장했지만, 도날드 덕은 연간 8개 작품이 공개됐다. 도날드 덕 주연 단편영화 작품 수는 모두 125개로 1928년 '증기선 윌리'로 출발한, 단편영화 기준 9년 선배인 미키마우스와 단편 주연 작품 수가 같다.

▲1941년작 ‘고아의 이익’ 속 도날드 덕. / 위키피디아 갈무리

도날드 덕의 단편 작품이 많은 까닭은 캐릭터의 성격에 있다. 미키마우스는 착하고 모든 일을 척척해내는 모범생 스타일 캐릭터자 어린이를 위한 캐릭터다. 반면, 도날드 덕은 장난꾸러기에 금방 화를 내는 폭발적인 성격으로 디즈니 간판 캐릭터 미키마우스가 소화해내지 못하는 슬랩스틱 코미디 연기가 가능하고 다양한 사회 풍자 작품에 출연해도 잘 어울린다.

도날드의 장난기 강한 성격은 수 많은 적 캐릭터를 양산했다. 다람쥐 캐릭터 '칩 앤 데일'부터 곰 캐릭터 '험프리 베어',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아돌프 히틀러'까지 적으로 돌린 바 있다.

▲1943년작 ‘총통의 얼굴’ 속 도날드 덕. / 위키피디아 갈무리

히틀러를 적으로 돌린 덕분일까. 도날드 덕은 1943년작 '총통의 얼굴(Der Fuehrer's Face)'로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당시 히틀러와 나치즘, 독재국가 독일을 비판한 사회풍자 작품으로 정치 선동 성격이 강한 프로파간다(propaganda)풍 애니메이션이었다.

◆ 도날드 덕의 독특한 목소리

도날드 덕의 인기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목소리'에 있다. 이 목소리를 완성시킨 사람은 무려 50년간 도날드 덕 목소리를 연기한 미국 성우 '클라렌스 내시(Clarence Charles Nash)'다.

클라렌스가 내는 독특한 오리 목소리는 1934년 당시 디즈니가 완성시키지 못한 도날드 덕의 성격을 구체화하는데 큰 공을 세웠고 클라렌스와 디즈니가 만든 장난기 강한 오리 캐릭터는 대중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도날드 덕 성우 ‘클라렌스 내시’. / 위키피디아 갈무리

1934년작 '현명한 작은 암탉'부터 1983년작 '미키의 크리스마스 캐롤'까지 50년간 도날드 덕을 연기한 클라렌스는 1985년 사망 직전 다수의 도날드 덕 작품을 그린 애니메이터 토니 안셀모(Tony Anselmo)에게 도날드 목소리 맡기고 세상을 떠난다.

클라렌스의 유언에 따라 도날드 목소리를 연기한 토니는 도날드 덕 특유의 화난 목소리를 연기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도날드가 화난 목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현재 도날드 목소리는 미국 성우 '다니엘 로스'가 담당한다.

일부 대중은 클라렌스가 완성시킨 도날드 덕의 높은 톤으로 꽥꽥 거리는 목소리가 '암컷 오리' 목소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수컷 오리는 낮은 톤으로 '쉑쉑'하는 목소리지만 암컷은 높은 톤으로 '꽥꽥'하고 운다는 것이다.

클라렌스는 특유의 높은 톤 목소리로 도날드 덕 여자친구 '데이지'의 초기 목소리를 담당한 바 있다. 미국 일부 애니메이션 마니아 사이서 도날드 덕 여성화 시비가 이는 까닭 중 하나다.

물론, 도날드 덕은 '남성 캐릭터'다. 월트디즈니도 공식적으로 도날드를 남자로 규정하고 있으며, '데이지'라는 여자 친구도 있다.

◆ 도날드의 피앙새 '데이지 덕'

도날드 덕의 영원한 여자친구이자 최강의 천적이기도 한 여성 캐릭터 '데이지 덕(Daisy Duck)'은 1937년작 '돈 도날드(Don Donald)'에서 최초 등장한다. 당시 이름도 캐릭터 성격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던 데이지는 이 작품에서 '돈나(Donna)'라는 미모의 멕시코 여성 오리로 등장한다.

데이지 덕은 남자친구 도날드 못지않은 강한 성격의 소유자로 그려졌다. 그녀는 도날드와 잦은 사랑싸움을 벌였으며, 때로는 절교라는 카드를 꺼내 도날드를 궁지로 몰았다. 물론 비 온 뒤 땅이 굳듯 사랑 싸움 뒤엔 더 큰 사랑으로 도날드를 감싸는 매력 있는 여성이다.

도날드와 데이지의 사랑 밀당은 햇수로 무려 81년째다. 데이지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몸으로 부딪히는 도날드의 노력은 이제까지 디즈니의 행보로 볼때 앞으로도 영원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지와 도날드. / 디즈니클립아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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