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 연결 거대로봇 '퍼시픽 림 업라이징' 21일 개봉…원조 거대로봇은 태권브이·에반게리온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 2018.03.06 06:00:00
거대 로봇이 괴수를 쓰러뜨리는 할리우드 영화 '퍼시픽 림 업라이징'이 21일 개봉된다. 이 작품은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가 인기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를 만든 스티븐 S. 드나이트 감독과 함께 만들었다. 영화에서는 더 강력해진 괴수를 상대로 업그레이드된 거대 로봇 '예거' 군단이 펼치는 활약상을 그렸다.

▲영화 퍼시픽 림 업라이징 속 예거 ‘집시 어벤져’. / UPI코리아 제공

퍼시픽 림 최신작은 만화・애니메이션 마니아는 물론 모형 업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건담 프라모델로 유명한 일본 반다이는 영화에 등장하는 '예거' 로봇 4종을 자사 하이그레이드(HG) 등급 프라모델 상품으로 3월 선보일 계획이다.

영화 '퍼시픽 림'이 다방면 마니아에게 주목을 받는 까닭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나 보던 거대 로봇을 할리우드 실사 영화로 재현한 영향이 크다.

영화에서는 거대 로봇을 출연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심해에서 등장한 '괴수'를 내세웠다. 괴수는 마치 1954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본 특수촬영 영화 '고지라(ゴジラ)'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괴수로 괴멸 위기를 맞은 인류가 내놓은 대책이 '거대 괴수를 거대 로봇으로 막는다'는 것이다. 이런 테마는 이제까지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없었다.

◆ 파일럿 신경망과 연결해 움직이는 '예거'

사냥꾼을 뜻하는 독일어 '예거(Jäger)'에서 따온 영화 속 거대 로봇은 '드리프트'라 불리는 조종사의 신경 체계를 로봇 조작에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을 채용했다. 로봇 파일럿은 자신의 움직임과 생각을 로봇에게 전달하기 위해 신경 전달회로와 특수 액체로 채워진 슈트를 입고 로봇에 탑승한다.

▲영화 퍼시픽 림 업라이징 한장면. / UPI코리아 제공

예거를 조종하려면 2명의 파일럿이 필요하다. 거대로봇을 조작할 때 파일럿의 뇌 신경에 걸리는 부담이 큰 영향 때문이다. 예거 파일럿은 각각 좌뇌와 우뇌 역할을 한다. 예거 파일럿은 서로 일심동체가 될 필요가 있다. 시스템 작동 시 '브레인 핸드세이크'라 불리는 파일럿의 의식 동조 과정을 거친다.

예거는 파일럿의 생각과 움직임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채용한 만큼 격투기술 등 파일럿의 능력이 로봇의 성능으로 이어진다. 높이 기준 80미터(m)에 달하는 로봇의 동력은 원자력 핵융합 기술을 기초로 만든 '에네르기 코어'를 사용한다. 그 때문에 로봇 파일럿은 전투에 대한 심리적 부담 외에도 원자력 피폭이라는 신체적 피해도 떠안아야 한다.

◆ 파일럿과 일심동체 로봇의 원조는?

파일럿의 뇌와 신경이 로봇에 연결되고 신경 신호 전달을 위해 특수 액체를 사용하는 로봇은 예거 말고도 또 있다. 바로 거대생체병기 '에반게리온'이다.

▲에반게리온 초호기 피규어. / 프라임1스튜디오 제공

1995년작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이 거대병기는 '엔트리플러그'라 불리는 신경 신호 전달 액체 L.C.L로 가득 채워진 조종석에 파일럿을 태워 전장으로 출격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싱크로율'이라 불리는 파일럿 뇌 신경과 에반게리온의 신경 신호 동조가 높아야 조종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세기말적 분위기와 거대생체병기에 탈 수밖에 없었던 소년소녀의 이야기, 정체불명의 적 '사도'에 맞서 싸우는 전투 장면, 인간의 정신 내면세계를 파고드는 암울한 내용 등 당시까지만 해도 생소한 내용 구성으로 당시 대중을 열광하게 만든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에반게리온 등장 전후로 나누어질 만큼 이후 등장한 수많은 작품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기동무투전 G건담. / 야후재팬 갈무리

1994년 방영된 '기동무투전 G건담(機動武闘伝Gガンダム)' 역시 파일럿의 생각과 움직임을 모빌슈트(로봇)에 그대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격투기'를 소재로 건담 평행세계를 무대로 삼은 이 작품은 TV방영 당시 평균 시청률 4.1%를 차지하는 등 역대 건담 애니메이션 시청률 6위를 기록한 바 있다.

파일럿의 생각과 움직임을 거대 로봇 조종에 연결시키는 발상의 원조격 작품은 김청기 감독의 1976년작 '로보트 태권브이'다.

높이 56m, 무게 1400톤(t)의 로보트 태권브이는 마하 3으로 날고 로켓주먹과 광자력 빔을 날린다. 애니메이션 마니아 사이에서는 이 로봇이 파일럿의 정신력으로 조종하는 세계 최초의 슈퍼로봇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보트 태권브이. / V센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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