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⑭매그넘과 100톤망치 '시티헌터' 2019년 부활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 2018.04.07 10:08:03
남성미(?)와 100톤 망치가 난무하던 1980년대 인기 만화 '시티헌터'는 3040 아재의 학창시절 히트 애니메이션 중 하나다. 시티헌터가 조만간 신작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온다.

새로운 시티헌터는 주인공 사에바 료의 성우로 '카미야 아키라(神谷明)'를, 여주인공 마키무라 카오리역으로 '이쿠라 카즈에(伊倉一恵)'를 기용하는 등 1987년 TV애니메이션 시티헌터 주인공 목소리를 그대로 재현한다. 1980년대 당시 시티헌터를 즐겨보던 3040 세대를 정조준하는 셈이다.

▲2019 시티헌터 극장판 이미지. / 시티헌터 극장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 제공

소니뮤직 등 시티헌터 극장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가 3월 19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극장판 '시티헌터(제목 미정)'는 2019년 봄 현지 개봉된다.

만화가 호죠 츠카사(北条司)의 대표작 '시티헌터'는 일본 현지에서만 단행본 기준 5000만부 이상 판매될 만큼 인기를 누린 작품이다. 당시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국내외 수많은 대중이 불법 복사본으로 이 만화를 처음 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만화책 보급 수는 원본 만화의 3배쯤인 1억5000만부쯤으로 추정된다.

'하드보일드 코미디'를 표방한 이 만화는 1980년대 후반 도쿄 신주쿠를 무대로 법으로 처단할 수 없는 악당을 처단하는 탐정 시티헌터 사에바 료와 그의 파트너 마키무라 카오리의 활약을 그렸다.

만화책으로 성공한 시티헌터는 1987년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1990년까지 4개 시즌 총 140화 분량으로 방영됐다. 시티헌터 애니메이션은 TV에 머물지 않고 비디오 소프트웨어와 다수의 극장판으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TV애니메이션 시티헌터 오프닝・엔딩 영상 모음집. / 유튜브 제공
시티헌터 애니메이션은 당시 인기 가수가 주제가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가수 '코히루이마키 카호루'의 시티헌터 첫 번째 주제가 '사랑이여 사라지지마' 등 다수의 히트곡이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탄생했다.

시티헌터는 애니메이션 외에 실사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1993년 성룡 주연 '시티헌터'로 시작해 1996년까지 홍콩에서만 3개의 영화가 제작됐으며, 2018년 중국에서 시티헌터를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다.

시티헌터 드라마는 2011년 한국에서 제작됐다. 이민호 주연의 이 드라마는 원작 만화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 시티헌터의 매력

만화 시티헌터는 원작자 호죠의 첫 번째 연재작인 '캣츠아이'에서 보여주던 섹시 코미디 요소에 멋진 남성이지만 여색(女色)을 밝히는 엉뚱함으로 독자에게 웃음을 주는 주인공 '사에바 료'에서 그 매력을 발굴할 수 있다.

▲시티헌터 주요 등장인물. / 야후재팬 갈무리

주인공 '사에바 료'는 1955년 미국 콜트사가 개발한 .357구경(9㎜)권총 '콜트 파이슨'으로 15미터(m) 거리 목표물에 뚫린 총알구멍에 또다시 총알을 명중시키는 천재적인 사격 기술을 갖추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전장에서 생활한 탓에 의무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상당한 지식과 교양을 겸비했다.

사에바 료는 출중한 외모와 연예・헌팅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여자 헌팅에는 번번이 실패한다. 이는 사에바 본인의 여자 밝힘증도 한몫했다. 거리에서 악을 청소하는 시티헌터는 항상 적으로부터 위협을 받는다. 사에바가 여성과 일정 거리를 두는 이유는 자신과 가까워진 여성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섹시 개그. / 야후재팬 갈무리

주인공의 섹시 코미디 핵심은 엄청난 힘과 내구성을 갖춘 '남근'에 있다. 그의 물건은 건물 벽을 뚫는 것은 예삿일이고 지하철 문에 끼인 채 장시간 달려도 버틸 만큼 튼튼하다.

작품의 매력은 다른 등장인물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모의 여경찰과 대머리에 근육질이지만 다정다감한 카페 주인장,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미녀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탄탄한 내용 구성을 자랑한다.

◆ 원조 '100톤 망치'의 주인공 마키무라 카오리

시티헌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사에바 료의 파트너 '마키무라 카오리'다.

카오리는 마약 조직에 의해 살해당한 의붓오빠를 대신해 사에바 료의 파트너로 자리잡는다. 그녀는 쇼트헤어스타일에 남성적인 패션으로 주인공에게 여자 취급을 받지 못하지만 가발과 화장 등으로 몸단장하면 굉장한 미녀로 변신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티헌터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이 카오리하면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100톤 망치'다. 그녀의 대표적인 무기인 이 망치는 건물을 부수고 사람을 날려 하늘의 별로 만들 만큼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카오리의 100톤 망치. / 야후재팬 갈무리

100톤 망치의 핵심은 '휴대성'에 있다. 카오리의 이 망치는 주머니와 핸드백에 들고 다닐 수 있는데, 이는 인류의 상식과 물리법칙에 반하는 내용이다.

1980년대 등장한 카오리의 100톤 망치는 시티헌터 이후 다수의 만화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 실제 1980~1990년대 많은 만화・애니메이션 작품에서 100톤 망치 패러디를 접할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은 원조 100톤 망치 아이디어가 영국 드라마 '몬티 파이슨(Monty Python's Flying Circus)'에서 왔다고 평가한다. 1969년 영국 BBC가 만든 이 작품 속에는 망치는 아니지만 '16톤'이라 적힌 거대한 철조물이 사람 머리로 떨어지는 개그를 보여준다.

▲몬티 파이슨 속 16톤 철조물. / 유튜브 갈무리

◆ 돈이 없어 만화업계에 발을 들인 시티헌터 만화가 '호죠 츠카사'

1959년생인 호죠 츠카사가 만화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까닭은 학창 시절부터 이어진 어려운 경제 사정 때문이다. 호죠는 테츠카 만화상 상금이 100만엔(1000만원)이란 사실을 알고 조금씩 그려오던 단편 만화를 만화 출판사 슈에이샤(集英社)에 투고한다.

▲시티헌터 원작자 호죠 츠카사. / 위키피디아 갈무리

1979년 준입선에 당선돼 20만엔(200만원) 상금을 받은 단편 '스페이스 엔젤'이 그의 만화가 생활의 출발점이다. 호죠는 1980년 단편 만화 '나는 남자다!'로 프로 만화가로 데뷔한다.1981년 호죠는 슈에이샤와 함께 자신의 첫 번째 히트작 '캣츠아이'를 대중에게 선보인다.

만화 시티헌터는 원래 캣츠아이의 번외편이었다. 캣츠아이의 인기에 힘입어 그려진 시티헌터 단편 만화는 1985년 정식 연재 작품으로 변경돼 대중의 눈을 사로잡게 된다.

▲캣츠아이 만화 일러스트. / 야후재팬 갈무리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